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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담세대’ 키우려던 뉴질랜드, 1년여 만에 ‘담배금지법’ 폐기…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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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34회 작성일 24-02-29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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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선제적인 금연정책을 펴온 것으로 평가받는 뉴질랜드가 ‘담배금지’ 법안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폐기 예고가 나온 직후부터 시민사회의 우려가 쏟아졌는데도 정부가 폐기를 강행하면서 비판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 정부는 금연환경법안의 주요 내용을 폐기하는 개정안을 27일(현지시간) 제출했다. 이를 발의한 케이시 코스텔로 뉴질랜드 보건부 차관은 흡연율 감소를 위한 더 효율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이념에 기반한 정책이 아니라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2년 뉴질랜드 의회를 통과한 이 법안은 2009년 이후 출생자가 평생 담배를 살 수 없도록 하고, 이를 어기면 최대 15만달러(약 1억2000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물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담배를 판매하는 소매점의 수를 10분의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1 수준인 600개로 줄이겠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금연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호주와 영국 등이 ‘담배 금지법’을 추진하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정권이 교체되면서 법안은 폐지 위기를 맞았다. 보수 정권이 6년 만에 집권하면서 ‘전 정부 지우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새로운 보수 연립 정부는 금지 일변도 정책이 암시장을 형성할 수 있으며 세수 부족이 우려된다는 이유를 들어 전임 정부인 노동당이 제안한 금연 정책을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다수당인 국민당이 연정을 꾸려야 했던 정치적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국민당은 38%를 득표해 다른 소수정당과 연정을 구성해야 했는데, 6%의 득표율을 얻는 민족주의 포퓰리즘 정당인 뉴질랜드 제일당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제일당은 선거 기간 동안 해당 법안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연정을 꾸리기 위한 정책 협상 과정에서도 이를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연정 구성이 우선이었던 국민당이 금연법 폐지를 수용하면서 법안은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예기치 못한 정책 폐기로 시민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공중보건 전문가인 리처드 에드워즈 오타고 대학 교수는 재앙적이고 끔찍한 조치라며 전 세계가 뉴질랜드가 금연 문제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했음에도 (정부는) 그 명성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에게는 더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마오리족의 흡연율은 22.3%(2021년 기준)로, 뉴질랜드 성인의 흡연율(8%)보다 3배 가까이 높다. 원주민들은 식민지화 이후 담배를 접하게 된 것이어서, 이러한 건강불평등은 오랫동안 뉴질랜드의 사회문제로 여겨져 왔다.
비정부기구 아오테아로아 건강연합의 의장인 리사 테 모렌가 교수는 법안 효과를 시험해본 결과 금연을 통해 마오리족을 매년 최대 5000명 살릴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며 법안 폐기가 원주민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론도 정부 결정에 부정적이다. 이달 뉴질랜드 매체 원뉴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뉴질랜드 시민의 60%가 ‘담배금지법을 폐지하면 안 된다’고 답했다. 모렌가 교수는 여론조사는 뉴질랜드인들이 금연법 폐지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켜준다면서 시민들은 젊은이들이 흡연 중독으로부터 보호받는 국가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스텔로 차관은 성명을 통해 정부가 금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여론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시민들의 금연을 돕고 청소년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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